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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안 팔리면 직원부터 잘라요”…대량해고 혹은 폐업, 코너로 몰린 세계적 갤러리들

2025-09-29 HaiPress

클리어링·블룸 등 세계적 화랑


뉴욕·LA·런던에서 줄줄이 폐업


소더비는 감원에 지분 매각도


아트바젤도 중동 시장 개척나서

8월 폐업한 뉴욕의 클리어링 갤러리 [CLEARING] 지난 8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갤러리를 운영하던 세계적 화랑 클리어링(Clearing)이 폐업했다.

프리즈 서울에도 매년 참석했던 이 화랑은 운영 14년 만에 연 매출 1,500만 달러(약 208억원)를 찍을 만큼 성장한 대형 화랑이었다. 하지만 창립자인 유명 화상 올리비에 바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없다”고 토로하며 비용 상승,시장 불황을 이유로 돌연 화랑의 문을 닫았다.

세계 미술계에 빙하기급 ‘한파’가 닥치고 있다. 최근 1년새 메이저 화랑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불황으로 인한 위기감이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 아트페어와 경매사도 재정난으로 각자도생에 나서는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고 있다.

유동성의 수혜로 불타던 미술 시장은 2022년을 정점으로 고금리의 습격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경기침체와 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운영·물류비 상승까지 겹쳐 대형화랑도 문을 닫고 있다.

이우환·요시토모 나라 등을 대표하던 로스앤젤레스(LA) 간판화랑 블룸(Blum)도 돌연 7월 LA,뉴욕,도쿄 갤러리의 폐업을 선언했다. 30년 넘게 제프 포와 함께 블룸&포를 운영하다 2023년 블럼으로 독립했던 거물 화상 팀 블룸은 “팽창 일변의 아트페어,화랑 확장,작가 영입 등의 시스템이 더이상 동작할 수 없다. 시장은 악화됐다”고 선언했다.

이밖에도 뉴욕의 비너스 오버 맨해튼,마를보로 갤러리,쳄&리드,델리 갤러리 등이 폐업하거나 운영 방식을 변경했고,런던의 사이먼 리(Simon Lee),폴드(Fold),다렌 플루크(Darren Flook) 등도 문을 닫았다. 미술계에선 전통적 화랑 사업의 종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형 화랑의 재정난도 심각하다. 런던에서 만난 한 메가 화랑 큐레이터는 “대형 화랑도 형편이 좋은 건 아니다. 고위직 관리자들이 소리소문없이 대량 해고되는 일이 런던에서도 흔하다”라고 말했다. 화랑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아트페어 참가를 망설이기 시작했으며,9월 프리즈 서울에 영미권 화랑이 대거 불참한 것도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시장의 바로미터인 미술품 경매 규모도 끝 모를 추락을 하고 있다. 2023년 이후 2년간 매출 하락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 등 ‘빅3’ 경매사의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특히 1000만 달러 이상의 고가 작품 매출은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인 5억 1,540만 달러로,전년 동기 대비 43.4% 급락했다. 글로벌 경매사 관계자는 “향후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컬렉터들이 좋은 작품을 내놓지 않는다. 공급 부족으로 경매가 다시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큰 손’이 떠나면서 ‘빚더미’에 앉은 소더비는 직원을 대량 감원했고,지분 10억 달러를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매각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뉴요커지는 8월 말 소더비의 위기를 심층 보도하면서 “280년 전통의 경매사가 은둔형 경영자 패트릭 드라히가 만든 소왕국이 됐다”면서 “억만장자 오너가 소더비에 혼란과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트페어는 혹독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위축되는 가운데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0년대 아시아에 아트페어를 대거 신설했던 이들의 다음 목표는 ‘중동’이다. 기존에 4개의 행사를 치르던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Artbasel)은 2월 아트바젤 카타르를 신설해 도하의 문화역사지구인 므쉐이렙(Msheireb)에 위치한 문화공간 M7에서 선보인다.

프리즈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트바젤의 신설 페어는 ‘선택과 집중’를 했다. 최대 규모인 아트바젤 바젤의 경우 290개가 참여하는 반면,카타르에는 50개의 대형 화랑만 참가한다. 규모의 경제로는 불황의 터널을 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중동 부호에게 초고가 예술을 집중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셈이다.

내년 2월 ‘아트바젤 카타르’가 열리는 도하의 문화공간 M7 [아트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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